
『단위의 탄생』 독후감 — “보이지 않는 것을 재는 인간의 위대함”
1. 보이지 않는 세계를 숫자로 붙잡는 인간
우리는 ‘1미터’라는 말을 너무 쉽게 쓴다. 하지만 피에로 마르틴의 『단위의 탄생』은 이런 익숙한 단어의 뒤편에 숨은 인류의 치열한 사유의 역사를 보여준다.
책은 단위가 단순히 “길이나 무게를 재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언어임을 말한다.
‘길이’, ‘시간’, ‘온도’, ‘질량’… 이 모든 것은 인간이 세계의 혼돈 속에서 질서를 세우려는 시도의 결과였다.
단위를 만든다는 건, 곧 우주의 혼돈에 인간의 질서를 새기는 행위다.
2. 단위의 발명은 과학이 아니라 ‘협력의 예술’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단위가 혼자서 만든 것이 아니라 인류의 약속이라는 사실이었다.
고대 이집트에서 사람의 팔꿈치 길이를 재던 ‘규척’부터, 프랑스 혁명기의 미터법, 그리고 오늘날의 ‘기본단위 재정의’까지 —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공동의 언어’를 만들려는 인간의 협력이 있었다.
단위를 표준화하는 과정은 곧 인류의 민주주의적 실험이었다.
“세상의 기준을 누가 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단위를 넘어서 지식의 권력과 사회적 합의의 문제로 이어진다.
3. 세상을 잴 수 있게 된 순간, 우리는 세상을 바꿨다
책은 ‘킬로그램 원기(原器)’의 재정의 과정을 통해, 과학이 단순히 실험실의 일이 아니라 철학적 행위임을 보여준다.
질량의 단위를 인공물에서 물리 상수로 바꾼 건, “불변하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기준을 찾겠다”는 선언이었다.
이 과정은 마치 “세상의 중심을 인간에서 자연으로 옮기는 사건”처럼 느껴졌다.
즉, 단위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의 진화다.
4. 나의 시선 — ‘측정’의 시대를 사는 우리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워치로 걸음 수를 재고, SNS에서 ‘좋아요’로 감정을 수치화한다.
모든 것이 숫자로 환원되는 이 시대에 『단위의 탄생』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무엇을 재야 진짜 의미가 있는가?”
숫자와 데이터에 휩쓸리는 세상에서, 우리는 오히려 측정할 수 없는 가치들, 즉 사랑, 신뢰, 용기 같은 것들을 잊고 있지 않은가.
단위를 만든 인간은 위대하지만, 단위에 갇힌 인간은 불행하다.
5. 결론 — 세상을 재되, 스스로의 기준으로
『단위의 탄생』은 과학책이지만, 동시에 철학책이자 인문학책이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측정’이란 단어가 인간의 한계와 가능성의 상징임을 느꼈다.
단위를 세운다는 것은 곧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고, 동시에 나 자신을 이해하려는 시도다.
이제 나는 공부의 ‘점수’나 ‘성적’이 아닌,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스스로의 단위로 재고 싶다.
진짜 단위의 탄생은, 아마도 내 안에서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지는 순간일 것이다.
마무리 한 줄
“세상을 잴 수 있게 된 인간은, 마침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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